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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간호학과 14학번 오지현

2020-09-21 10:48 2,048

내 최대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을 통칭하는 이른 바,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 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오지현 간호사는 우리대학 간호학과 14학번 졸업생이다. 지난 2018년 졸업과 동시에 입사한 그의 간호사 생활은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지금도 최종합격 결과를 확인했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으악이란 소리와 함께 애처럼 엉엉 소리 내며 울었던 기억이 나요라며 합격 당시를 생생히 떠올렸다

 

정말 믿기지 않았고, 심지어 오류가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그리고 다짐했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 설렘과 감사함을 잊지 말자, 라고요.”

 

동글동글한 성격’, 적극적인 대학생활이 맺은 결실

 

일평균 외래 환자수만 11,000여명에 육박하는 서울아산병원의 근로자 수는 무려 8,000여명에 달한다. 입사를 앞둔 신입 간호사에겐 새로운 환경 뿐만 아니라, 80여명의 동료 선생님들과 적응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난관. 이 때 그의 성격이 빛을 발했다. 그는 제 가장 큰 장점은 동글동글한 성격이예요.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대화를 시도하며 서로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나가면서 조직생활에 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고 긍정적인 성격이 가진 힘을 내비쳤다.

 

[사진설명] 간호학과 14학번 오지현 간호사

오지현 간호사의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는 자연스럽게 갖춰진 것은 아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절 봐온 분들이라면 전혀 예상하지 일이라며, “당시에는 굉장히 소심하고 낯가림도 심했었거든요라고 덧붙였다. 그런 그가 4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해서 달라졌다. 그는 학과 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저를 바꿨습니다고 설명했다. 빡빡한 학사일정 속에서도 최대 이수학점을 꽉 채울 만큼 듣고 싶었던 교양과목을 들으며 배움의 세계를 넓혀갔다. 방과 후에는 교내 스포츠센터에서 각종 여가활동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푸는 법도 배웠다. 특히, 2학년 때 과대로 활동하면서 반을 이끄는 통솔력을 기르고 많은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들을 익혔다. 또한, 해부학 동아리 활동에서 맺어진 선후배 관계 등 여러 활동들은 향후 사회생활을 위한 든든한 밑천이 되었다.

 

신생아중환자실이란? “힘들지만, 주체적인 간호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어

 

서울아산병원 신관 6층에 자리 잡고 있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체중 2.5kg 또는 재태(임신) 기간 37주 미만인 저출생아를 비롯한 선천 기형아와 고위험 신생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고 치료하는 곳이다. 꽉 쥔 주먹이 불과 성인 남성의 엄지손가락만할 정도로 아주 작고, 여린 존재들로 간호사들의 세심하고 정교한 보살핌이 요구된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악재까지 겹친 탓에 평년보다 근무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오지현 간호사는 아산병원은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들 뉴스에서 접하듯,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를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라며 다만, 외부인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역지침에 따라 보호자들의 면회가 제한됩니다. 저희의 고생보다 아픈 자녀를 두고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보호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다는 것이 더 마음 아픈 현실입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설명] ①②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 현장(출처:neo.amc.seoul.kr)

업무별로 체계적으로 분업이 되어 있는 일반 병동과 달리, 신생아중환자실은 지정된 환자의 전적인 간호를 맡는다. 본인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신생아들이기에 24시간 곁에 밀착하여 그들의 상태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해야하기 때문. 그는 투약, 신체 사정, 수술 및 시술 준비 등 특정 업무가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정받은 환자에 대한 모든 것을 스스로가 할 줄 알아야 해요라며 그렇기에 오로지 환자 개개인에게 집중하며 간호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몸은 힘들지만, 주체적인 간호사로 성장 할 수 있는 곳입니다라고 밝게 웃었다.
 

후배 양성에 아낌없는 병원, 서울아산병원의 매력

 

오지현 간호사는 아직 3년차에 불과하지만, 제가 느낀 병원의 가장 큰 매력은 후배 양성에 아낌이 없다는 점입니다. 좋은 후배를 양성해 내는 것이 곧 환자에게 좋은 간호를 제공하는 것을 알기에 병원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태움.’ 최근 미디어를 통해서 이제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단어다. ‘후배 간호사를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라는 씁쓸한 어원만큼이나 국내 의료계의 어두운 단면을 나타낸다. 오지현 간호사 역시 취업을 준비할 무렵 이러한 병폐를 걱정했다. 그는 입사할 당시에도 굉장히 많이 걱정했어요.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후배를 위해 많은 것을 배려해주고, 해마다 점점 더 개선되고 있어요라며 달라진 병원의 풍경을 밝혔다. “트레이닝 기간이 짧아 어려움이 많다는 신규 간호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도 하고, 사수관계인 프리셉터(경력)-프리셉티(신규)를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연결시켜 라포rapport(상호 신뢰 관계)형성이 용이하도록 돕기도 하고요.” 이 밖에도 그는 간호사들을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과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오지현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 선생님들이 그러셨듯이, 후배 간호사들이 크게 활약할 수 있는 현장이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저 역시도 부단히 노력해야죠라고 다짐했다.

 

■ "특별하지 않는 내가 이뤄냈듯"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한 한마디를 묻자, 오지현 간호사는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어요. 수없이 반복되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수정, 서류제출, 면접의 과정 속에서 많이 지칠 때도 있습니다라며 취업준비생들을 위로했다. 그 역시도 힘들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왔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 “취업의 과정 속에서 빨갛게 쓰인 불합격이라는 글자에 상처받는 날도 있겠지만, 여러분을 필요로 하는 병원은 꼭 있습니다. 이곳이 아니면 저곳에 다시 도전하면 되니까 좌절하지 말고, 결국 끝까지 견뎌내는 사람이 승자예요. 특별하지 않은 제가 이뤄냈듯 여러분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