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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단복지법인 평화의집, 생활재활교사 - 사회복지과 17학번 이상아

2020-11-23 14:52 1,291

랑해요.” 사랑한다라는 말, 우리는 하루에 몇 번 즘이나 들어볼까. 아니, 일주일 혹은 한 달간? 연애 초창기를 지나 오래된 연인 때론 가족 사이에서도 왠지 낯 뜨겁다는 이유로,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지 않느냐는 이유로 사랑한다라는 말은 듣기도 어렵고, 말하기도 괜스레 민망한 표현이다.

 

[사진설명] 사회복지과 17학번 이상아 생활재활교사

하지만, 사회복지과 17학번 이상아 씨의 아침은 늘 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다. 출근길 못다 한 잠에 취해 반쯤 잠겨있던 그의 눈은 창가 너머로 쏟아지는 사랑의 하모니에 활력을 되찾는다. 이상아 씨는 제가 오는 모습을 보시면, 저를 그렇게 사랑스럽게 반겨주셔요. 때론 안아주시기도 하고요. 그 말 한마디에 전날 쌓였던 피로가 싹 날아가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용기 내어 사랑해요’, ‘좋아해요라는 따스한 그 한마디를 스스럼없이 그에게 내뱉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평화의집, 성인 장애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

 

이상아 씨는 부산시 북구 양달로에 있는 사단복지법인 평화의집(이하 ()평화의집)에서 근무하고 있다. 1960년 산업화와 도시화가 한창이던 시절, 아동 돌봄을 위해 처음 설립된 ()평화의집은 현재에는 동명同名의 지적 장애인 생활 시설 평화의집과 평화직업재활원을 운영하고 있다. 평화의집에는 40여 명의 지적 장애인들이 거주해 생활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어릴 적부터 가족과 이별을 한 무연고자로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있어야 한다. 이상아 씨는 복지사업과 소속 생활재활교사로 활동하며, 입주자 보살핌 및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상아 씨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에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혀 말을 못 하는 분들도 계세요. 저희는 성인 지적 장애인분들의 식사, 배면, 세면, 취침 등 생활 전반에 이르는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답니다라며 본인의 업무를 설명했다. 평화의집은 기초생활 지원 외에도 심리·사회 재활, 의료·영양 관리, 여가·문화생활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장애인들이 한 인간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어 그는 올해 초까지는 노래방, 영화 관람, 쇼핑, 음식점 이용과 같은 다양 여가·문화생활을 함께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지금은 외부 활동이 많이 제한돼서 안타까워요라며 아쉬워했다.

 

어떤 위치에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

 

이상아 씨가 ()평화의집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도교수를 통해서다. 2019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차, 지도교수로부터 청년 일자리 사업 참여기관인 평화의집을 소개받았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 분야는 수혜대상에 따라 크게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 등으로 세분된다. 평소 아동과 장애인 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평화의집은 그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이 선택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그는 당시에 이곳이 어떤 시설인지, 특징을 갖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지를 홈페이지를 보며 꼼꼼히 살피던 중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건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페이지였어요라고 말했다. 이는 평화의집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및 활동에 대한 사진 기록을 담아낸 갤러리다. 그는사진 속 장애인분들이 밝게 웃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분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을 베풀고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라며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사진설명] ① 평화의집은 부산시 북구 양달로에 위치해 있다 ②이상아 씨는 생활재활교사로서 다양한 생활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평화의집에 첫발을 내디딘 이상아 씨는 생활재활보조교사, 계약직 교사를 거쳐 지난 3월부터는 정식 생활재활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떤 위치에서도 책임감 있게 일에 임하는 제 모습을 주변 분들이 높이 봐주셨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대학을 다닐 때도 학과 특성상 조별 과제가 참 많았는데, 웬만한 역할 분담에 있어서 제가 좀 더 많이 참여하고 팀을 이끌어 나가곤 했어요. 간혹, 무임승차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저는 거기에 개의치 않았어요. 겉으로 보이는 결과는 같을지라도,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간 저와 그 친구들은 분명히 나중에 다르다고 봐요라며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처음 청년 일자리 사업 인턴에 비하면, 근무시간, 업무 강도 등이 확 바뀐지라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갑자기 불어난 업무량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선배 교사 분들의 도움과 비록 말은 하지 못하더라도 눈짓과 몸짓으로 항상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해주시는 그분들이 있기에 잘 견뎌낼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사회복지 분야, 국가적 차원 지원 확대와 국민 인식 개선돼야해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국내 인식은 좋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낮은 보수, 그에 반해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취업이 기피되는 분야기도 하다. 이상아 씨 역시 그런 말들을 익히 들어왔다. 그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시는 선생님이나 사회복지사분들께서도 많이들 얘기하시죠. 그렇지만, 과거 여러 사건과 문제 등을 계기로 사회복지 분야는 전보다 확실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에 전망이 더 기대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이상아 씨는 국가적 차원 지원 확대와 제도적 개선 외에도 사람들의 인식이 역시 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막연하게 심성이 착한 사람이 그냥 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라며 사회복지사에 대한 편견을 얘기했다. 이어 그는 사회복지는 한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는 분야예요. 복지 서비스 수요자와 이를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여 특성에 맞게 복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전문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적 관심 확대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도 차츰차츰 변해갔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했다.

 

자신의 가능성을 하나로 정하지 말았으면 우린 아직 젊으니깐

 

사회복지기관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한 한 마디를 묻자, 이상아 씨는 자신의 가능성을 하나로 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이나 실습으로 경험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내가 생각했던 건 이게 아닌데 하면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으로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저기는 절대 안 갈 거야, 안 맞을 거야 했던 분야가 의외로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경우를 제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따라서 한 분야만 집중해서 파는 것도 물론 좋지만, 여러 분야를 선택해서 경험해보면서 자신에게 제일 맞는 분야를 찾아 나가시는 걸 추천해요. 우린 아직 젊으니까요라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이와 함께 현실적인 조언 역시 빼놓지 않았다. 이상아 씨는 힘든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말고 학교생활에 잘 임했으면 좋겠어요. 학교의 소중함은 졸업 이후에 더 크게 다가온다고들 해요. 얻어갈 수 있는 건 다 내 것으로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취업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말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