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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금기 요리대학 대학부 예선 우승자, 식품영양조리계열 15학번 임다훈 & 19학번 박상제

2019-11-21 10:22 1,105

년 중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절기인 대설大雪, 이 시기가 다가오면 전국 팔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무림의 숨은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 날을 위해 그들은 시뻘건 화덕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열기를 인고하며 무수한 칼질로 자신을 단련하고 또 단련해왔다. 뼛속이 아리도록 차가운 얼음물에 손이 부르트는 것은 일축에도 끼지 못한다.

 

여기 두 사내가 있다. 한 때 천하를 호령했던 장군을 연상케 하는 듬직한 어깨를 가진 이 남자, 범인은 감히 넘볼 수조차 없는 태산과도 같다. 우직하고 의연한 그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그의 옆에 선 또 다른 사내는 험난한 산맥을 가로지르며 도도히 흐르는 장강 그 자체다. 팔뚝만한 송어 떼가 수면을 박차고 튀어 오를 듯 한 재기발랄함이 얼굴 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예로부터 무림에서는 가문의 비기는 대대로 비밀리에 전승되어 왔다. 특히, 그것이 낙하하는 꽃잎마저도 사뿐히 쪼갤 만큼 예리하게 벼린 절대무공이라면, 일인전승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무림의 법도 아니겠는가.

 

▶ 식품영양조리계열 임다훈(좌), 박상제(우) 씨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이금기 요리대회 대학부 예선에서 우승한 식품영양조리계열 15학번 임다훈 씨와 19학번 박상제 씨. 단순 선후배 사이를 넘어 두 사람의 인연은 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합만큼은 그 어느 과에도 뒤지지 않는 식품영양조리계열은 매학기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위해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학과 최고 에이스라며 임다훈 씨를 치켜세우는 박상제 씨와 미숙한 점은 있었지만, 요리를 배우려는 자세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후배였어요.”라고 화답하는 임다훈 씨, 두 남자의 요리 인생을 들어보자.

 

같지만 다른 우리 요리와의 첫 만남

 

요리를 향한 외길 인생, 그 출발점은 비슷했다. 박상제 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치킨가게를 운영하셨어요. 어깨 너머로 훔쳐보며 요리에 대한 꿈을 키워왔죠.”라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어 그는 군 복무 또한 취사병으로 했어요. 육체적으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걸 상회하는 즐거움이 더 크더라고요. 그래서 전역을 앞둔 마지막 휴가 때 우리대학에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고 말했다.

임다훈 씨 역시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저도 상제랑 비슷해요. 어머니가 평소 요리를 즐겨하셨기에 옆에서 그걸 도와드리면서 재미를 붙여나갔어요.”라며, “다른 점이라면,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를 제 진로로 정하고 준비해왔다는 점이예요.”고 밝혔다. 박상제 씨가 우리학과 최고 에이스라고 칭한 것이 허울이 아닐 만큼 그는 대학 입학 전부터 양식, 중식, 일식 그리고 복어 조리기능사에 이르기까지 각종 조리자격증을 두루 섭렵한, 요리에 대한 열정과 경험에 있어서는 이미 베테랑이었다.

 

박상제 씨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2시간씩 다훈이 형과 함께 멘토링을 시작했죠. 그때 가장 기초적인 칼질부터 모든 걸 새롭게 다시 배웠어요. 2학년이라 학업 외에도 취업 준비로도 바쁜데도 불구하고 귀찮은 내색 하나 없었어요.”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임다훈 씨는 더 알려주고 싶은 게 많았는데, 여건상 그러지 못해서 제가 오히려 미안해요.”라며 아쉬움을 내뱉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상제가 자신의 실력을 당당히 인정받아 본선 진출 자격을 획득했다는 것에 무척이나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고 밝게 웃었다.

 

전국 45개 대학 학생 1,000여명 참가 이금기 요리대회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금기 요리대회는 재능 있고 젊은 요리학도 발굴 및 육성을 목표로 전국 45개 대학 학생 1,000여명이 참가하는 창작요리경연대회다. 하반기부터 각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본선 진출자를 가려내기 위한 예선이 시작된다. 이후 대학 예선에서 우승한 학생은 다가오는 12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본선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 ①우엉을 감싼 소고기 코코넛 튀김 ②양송이 속에 빠진 돼지고기 튀김 

지난해 본선대회에 참가한 임다훈 씨가 선보인 작품은 우엉을 감싼 소고기 코코넛 튀김이다. 얼핏 보기에는 빵가루로 튀겨낸 닭 봉처럼 보이는 이 요리는 막대 모양으로 잘라낸 우엉에 코코넛 파우더를 입힌 다진 소고기 반죽을 더한 요리다. 그는 코코넛 쉬림프를 저만의 방식에 맞게 변형한 요리예요.”라며 식재료의 단맛과 느끼함을 잡기 위해 매콤한 칠리소스를 곁들었습니다. 또한, 뼈대인 우엉은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되는 식자재로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이눌린은 소화 및 이뇨작용에 효능이 큽니다.”라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본선대회 출전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박상제 씨가 제출한 요리 역시 선배 못지않게 독특하다. ‘양송이 속에 빠진 돼지고기 튀김’, 쉽게 말해 버섯 탕수요리다. 익히 들 잘 알고 있는 요리지만, 특별한 무언가가 하나 더 감춰져 있다. 버섯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무언가가 예사롭지 않다. 엄지손가락 정도의 앙증맞은 크기의 양송이에 다진 채소를 버무린 돼지고기 반죽을 채워 튀겨냈기 때문이다. 박상제 씨는 소스는 굴소스를 베이스로 한 특제 소스입니다. 저 역시도 중식 특유의 기름진 맛을 잡기 위해 부산 기장의 특산품인 미역 초무침을 곁들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임다훈 씨, 지난 대회에서 창작상 수상 34일간의 미식여행

 

전국 각지 대학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점에서 당시에 부담이 많았어요.”

 

각 지역 대학을 대표하는 쟁쟁한 학생들이 출전하는 만큼 그들이 선보이는 요리 역시 다채롭기 그지없다. 임다훈 씨는 모두가 경쟁자라는 생각은 차치하고, 또래 학생들의 창의적인 요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요. 또한, 중화요리 대가인 여경래 셰프와 미카엘 셰프 등 스타 셰프들이 제 요리를 직접 맛보고 평가한다는 점은 아마 다시는 겪어보기 어려운 경험이 아닐까 생각해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본선 대회 자체는 대학별 예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예선과 마찬가지로 1시간 동안 본인이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해요. 출품작 역시 예선과 동일하고요. 다만, 조금 더 보완할 수는 있죠. 제 경우에는 가니쉬garnish(고명)가 아쉽다는 교수님과 친구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라며 대회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창작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출전을 앞둔 상제도 다시 한 번 자기 요리를 점검해보면서 대회를 잘 준비했으면 좋겠어요.”라며 후배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본선 대회 출전자에게 34일 홍콩 연수라는 특전이 주어진다. 홍콩에 위치한 이금기 본사 투어를 비롯한 홍콩 음식과 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미식여행이 그들을 기다린다. 지난 124일부터 4일간 홍콩 연수를 다녀온 임다훈 씨는 책상 빼고는 다 먹는다는 중국 식문화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시장을 방문했는데 초이삼, 오리머리, 돼지생간 등 정말 다양한 식재료를 보면서 정말 요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구나, 라고 느꼈어요.”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다르지만 같은 우리 요리를 향한 열정

 

가슴을 후벼 파는 독설로 유명한 영국 출신 스타셰프 고든 램지, ‘슈가보이’, ‘백주부’, ‘뿌노스’, ‘뿌줌마등 본명보다 별명이 더 친숙한 요리연구가이자 기업인 백종원. 요리분야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잘 맞는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두 남자의 대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든 램지를 롤 모델로 꼽은 이는 바로 임다훈 씨. 그는 제가 가장 자신 있고 관심 있는 분야가 양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양식의 정점에 있다 할 수 있는 고든 램지의 요리 스타일과 그 철학을 본받고 싶어요. 또한, 트레이드마크인 거친 독설은 그가 얼마나 요리에 대한 엄격하고 진지한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해운대구 한화리조트 레스토랑에 조기 취업한 그는 호텔에서 경력을 쌓아 고든 램지처럼 해외라는 더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게 목표예요.”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나갔다.

 

환하게 웃는 모습마저도 백종원을 닮은 박상제 씨는 백종원 대표는 자신을 요리사가 아닌 요리연구가라고 소개해요. 요리연구가는 새로운 음식과 조리방식을 연구하고 이를 대중에게 널리 전파하는 식문화 전도사라 할 수 있죠. 저 역시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서 요리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꿈을 밝혔다.

 

같은 듯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사람, 요리를 향한 열정은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