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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찰·검찰공무원 시험 동시 합격, 경찰경호행정계열 13학번 남백삼

2017-09-25 15:04 3,282

꽁 얼어붙은 채용시장 한파와 새 정부의 공무원 17만 증원 계획으로 공무원 취업 열풍이 더욱 치열하다. 그런 와중에 우리대학 경찰경호행정계열 13학번 남백삼 씨는 올해 제1차 경찰공무원(서울) 시험의 ‘29:1’과 검찰수사관 시험의 ‘49.1:1’이라는 두 자릿수의 쟁쟁한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동시 최종 합격을 거머쥐었다.

 

10월 정식 임용을 앞두고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를 찾은 남백삼 씨, 그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안녕하세요. 경찰경호행정계열 13학번 남백삼입니다. 2017년 국가직 검찰수사관에 최종 합격해 10월 정식 임용을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은 올해 초 동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동의대 편입은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정말 축하합니다. 경찰공무원 합격에서부터 검찰수사관 합격 그리고 편입에 이르기까지, 올 한 해 다사다난(多事多難)이 아닌 다사다락(多事多樂)했던 한해를 보낸 것 같아요.


하하. 그런 듯싶어요. 우선, 동의대 편입은 우리대학의 무시험 연계교육 편입학 전형 덕분에 준비하는 당시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올해 초 편입을 하고 새로운 학교에 다니면서,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시험을 동시에 치러내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정말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는 빡빡한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2017년 제1차 경찰공무원 시험은 3월에 필기시험, 4월에는 체력검정, 그리고 6월에는 최종 면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국가직 검찰수사관 시험도 마찬가지로 4월에 필기가 있었고, 7월 중에 최종면접이 있었습니다. 아직 3개월이 남았지만, 올 한 해는 그 어느 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죠. 그래도 이렇게 노력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쁘고, 주위 분들 역시 저 이상으로 축하해주셔서 참 고맙죠.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그 압박감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경찰경호행정계열 교수님들로부터 이러한 동시합격 사례가 참 희소한 경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그간의 학교생활이 무척 궁금한데요? 처음부터 경찰행정 분야로의 진출을 꿈꿔왔나요?

 

처음부터는 아니죠. 한때는 프로 비보이(B-boy)를 꿈꿨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비보이요? 정말 의외인데요.

 

사실 남들처럼 고등학교를 완전히 마치지는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얼마지 않아 집안 사정으로 부산에서 광주로 이사하게 됐고,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형편이 못됐어요. 학교를 나오고 나서 처음에는 방황하기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기도 했죠.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춤’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춤에 관심이 많아 학창시절엔 교내 동아리에서도 활동하기도 했죠. 광주에서 유명한 비보이 그룹인 ‘acid breakers’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프로 비보이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장성 홍길동 축제나 청소년댄스경연 등 여러 대회에 출전해서 수상하기도 했죠. 1년간 아르바이트와 비보이 활동을 하면서 즐거웠지만, 저에게도 ‘열아홉 살’이란 숫자가 찾아왔습니다. 모두들 그렇듯, 인생의 첫 번째 분기점이 되는 열아홉 살 무렵 저 역시도 다시금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졌죠.

 

그건 낭만보다는 현실적인 물음이었습니다. 지금도 무대에서의 한 순간을 위해 온 몸에 땀이 흠뻑 젖도록 노력하시는 그 분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직업 자체의 한계에 대한 생각이 크게 들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됐죠.

▶ 과연 합판의 운명은 ▶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이는 남백삼 씨 (1), (2)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었는데요. 대학 진학은 어떻게 준비하게 됐나요?

 

검정고시 이후에 경찰 공무원 쪽으로 진로를 가닥 잡았습니다. 오래토록 춤을 사랑했던지라, 활동적인 직업으로 눈을 돌렸고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이란 직업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이렇게 진로를 정하고 난 이후, 본격적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경찰 관련 학과를 찾던 중 우리대학이 눈에 들어왔어요. 학과 홈페이지에서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찰공무원을 배출했다는 소식에 학과 교육과정을 꼼꼼히 살펴봤죠. 우선, 타 대학과 달리 학과 과목편성표가 수험과 관련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대학의 경우에는 수험보다는 무도 수업에 비중이 높았고, 다른 4년제 대학들은 학문 위주의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었거든요. 단기간에 합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공무원 시험에 있어서 우리대학이 저에겐 최고의 선택지로 다가왔죠.

 

또한, 체력단련실, 스포츠센터 등 교육 환경 및 여건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그 부분 역시도 대학 진학 시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죠.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왔던 길은 조금은 달랐지만, 스무 살의 나이에 대학을 진학하게 됐습니다.

졸업한 이후에 바로 합격한지라, 수험 기간이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잖아요? 학기 중에도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아요. 학교생활은 어떻게 보냈나요?

 

돌이켜보면, 참 여러 가지를 했던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평생교육원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기도 했고, 우리대학의 유명 동아리인 DND에도 가입해서 황령축제 등 교내축제에서 맹활약하기도 했죠.

 

그리고 다소 뻔한 얘기겠지만, 대학 내내 공무원 시험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학교 중간·기말고사 공부가 공무원 시험이랑 별반 다르지 않아, 그 둘을 동시에 병행해 나가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어요. (덕분에 수월하게 편입학을 할 수 있었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선배나 동기들로부터 도움을 얻고, 정보를 교류하고자 1학년 때부터 폴리스 아카데미(경찰경호행정계열의 공직시험 준비반)를 신청했어요. 그때 잃었던 학업에 대한 감을 어느 정도 되찾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부터 학습량과 암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사를 꾸준히 공부해서, 의경 군 복무 기간 중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땄습니다!

 

참, 본가가 광주라 2년 내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는데, 너무 이른 통금 탓에 조금 힘들었던 게 갑자기 기억에 떠오르네요. 하하.

하나도 붙기 힘든 경찰공무원에 이어 어떻게 검찰수사관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게 되었죠?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지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작년에 응시했던 경찰공무원 시험에 대한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의경으로 약 2년간 군 복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전역해서 2017년 제2차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했구요. 오랜 시간 노력했던 것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죠. 어느덧 2차 시험인 체력검정에 합격을 했고 12월 최종 면접만이 남겨둔 상태였죠. 이제 목표까지 한발만 더 뻗으면 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때 상심이 참 컸어요. 누군가는 첫술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냐고 나무라겠죠. 하지만, 내가 다시 한 번 그 좁디좁은 문틈을 뚫고 갈 수 있을까, 이 기회가 또 찾아올까라는 불안감이 저를 엄습했죠. 그렇게 방황할 무렵에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 건 지도교수님이셨습니다. 정말 문자 그대로 따끔하게 저를 다그치셨어요. 위로보다는 그런 따끔한 한 마디가 그 당시 제게 더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불안감 말고도 제 마음 속에 의구심으로 가득한 먹구름을 완전히 걷어낼 수는 없었어요. 어쩌면 현직경찰관인 면접관들의 눈에는 제가 경찰관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된 것은 아닐까 같은 거 말이죠. 그런 의구심이 때론 자신을 갉아 먹을 때도 있지만, 다행히 저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불안을 짊어진 채 경찰공무원 외 다른 진로를 함께 고민하게 됐고, 거기서 내린 결론이 검찰수사관이었어요. 다행히 두 시험 모두 시험과목이 비슷했던지라, 같이 준비하는데 따르는 리스크는 작았죠. 다만, 경찰에서 보지 않은 국어과목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긴 해야 했어요.

▶ 남백삼 씨와 지도교수인 이병규 교수

지난해 최종불합격이 오히려 더 큰 꿈을 위한 초석이 되었던 셈이군요.

 

네. 그렇죠. 다행히 6월 경찰공무원 시험 최종면접에서 합격했고, 7월 경찰학교로 입교했습니다. 입교 중에 7월 검찰수사관 시험 최종면접을 봤는데, 8월에 정말 예상치 못하게 최종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작년 시험 낙방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돌아온 셈이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디를 택할 건인가. 주변 분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고, 결국에는 광역범죄나 국가중요사안, 화이트칼라 범죄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는 검찰수사가 저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중앙경찰학교를 도중에 나오게 됐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찰공무원 등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주변에도 공무원시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심찮게 ‘나도 공시나 해볼까’라며 저에게 묻곤 하는데, 그게 참 대답하기 힘들어요. 그냥 쉽게 ‘나도 해보니까 되더라. 너도 한번 해 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웬만하면 말리고 싶어요.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고 포기했을 때 남는 것이 무엇인지 익히 봐왔거든요.

 

하지만 ‘내가 정말 공직 분야에 뜻이 있는데, 공부에 소질이 없어.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친구가 있다면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공무원시험은 머리가 아니라, 누가 엉덩이를 더 오래 붙이고 있었는가에서 당락이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정말 뜻이 있고 노력만 한다면,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저 역시도 저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던 게 아니라, 그저 매일 하루 10시간 이상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 공부했던 노력과 끈기 덕분에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으니깐요.

끝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자면?

 

10월 정식 임용을 앞두고, 앞으로 제가 가야할 길이 어떤 곳일지 무척이나 궁금한 한편, 긴장되기도 하지만 늘 그래왔듯 잘 해낼 것이라고 제 자신을 믿습니다. 지금은 모든 게 다 미숙하겠지만 나중엔 경험을 많이 쌓아 프로페셔널한 검찰수사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처럼 법 공부나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죠. 개인적으로는 수험기간동안 공부하느라 하지 못했던 춤도 다시 추고 싶어요. 또, 유도나 주짓수 등 운동도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요.

*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남백삼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