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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K하이닉스 반도체 계열 최종 합격, 전자과 16 김수정

2018-02-20 10:59 3,466

"전자과 16학번 김수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SK하이닉스에 취업을 성공해 곧 첫 출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늘 친구들과 캠퍼스에서 함께했는데,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 첫 직장 생활인만큼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커요. 하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SK하이닉스에 취업을 성공해서 무척이나 기뻤을 것 같은데, 당시 합격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최종 합격자 발표 날이 하루 늦춰져서 더 떨렸어요. 생애 처음으로 자기소개서, 입사지원서를 써봤던지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그렇다고요. 하하. 온 종일 휴대폰 문자함을 수시로 열어보기도 하고, 시계를 초조하게 바라보기도 했죠. 그렇게 혼자 수선 떠는 것도 지겨울 무렵에, 최종 결과 문자가 날라 왔어요. 터치 몇 번이면, 결과를 쉽게 확인해볼 수 있는데 뜻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았어요. 그래서 옆에 있던 친구와 손을 꽉 맞잡은 체 함께 결과를 확인했어요. 최종 합격이었고, 둘이 얼싸안으면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가족들과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곧장 연락해 이 기쁨을 함께 나눴어요.

 

취업이나 진로적인 측면에서 이공계가 강세이긴 하나, 여전히 여학생들 입장에서는 다소 선호가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대학 전자과를 지원하게 됐나요?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 사실은 취업과 빠른 사회 진출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하하.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남들처럼 4년제 대학을 염두에 두어두고 있었어요. 학업에 큰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그냥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서 그런 마음을 먹고 있었죠.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에 들어서 생각이 조금 트였다고 해야 하나, 4년제 대학 진학이 필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문대학에 진학하고 빨리 사회로 진출하기로 결심했고, 수시 때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다수 지원했어요. 치위생과, 생명(화학)공학과 그리고 전자과요. 다행히 수시에서 원하는 과에 붙었고, 고민하던 중 전통적으로 취업에 강하다고 알려진 전화기(일반적으로 취업에 강세를 보이는 전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을 함께 일컬어 하는 말) 중 하나인 전자과를 선택하게 됐죠.

 

전자과 역시 남녀 성비가 극단적인 것으로 유명한데, 학교생활은 어떠했나요?

 

힘들었어요. 총 한 학년 입학정원이 120명인데, 그 중 여자가 10명을 넘지 못했어요. 거기다 총 4개 분반으로 나눠지다 보니 실질적으로 각 반에 여자가 2~3명꼴이죠. 그리고 여중 여고 출신이라 오랜만에 만나는 남성 무리에 적잖이 당황했어요. 하하. 어쨌든 1학기에는 이것이 바로 공대구나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래도 중간고사 전 학과 단합회를 통해서 동기들과 교류를 하면서 서먹했던 사이가 풀어갈 수 있었어요.

 

그러면 학업적으로 어땠나요?

 

그것도 잠시, 중간고사가 임박하자 슬슬 이제 학업의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과 출신인지라 이론적인 기초를 쌓아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수업이 실습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어요. 특히, 2학기부터는 전자회로, 마이크로컨트롤러 등 실습과목 때문에 애 많이 먹었죠. 근데 이건 약과였죠. 하하. 2학년으로 올라가니깐 더하더라고요. 첩첩산중! 특히, PLC가 가장 어려웠어요. PLC를 통해 램프를 켜고 끄는 등 제어하고, GMWIN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코드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게 난해했죠.

 

그때 소위 말하는 공대 오빠들 덕을 많이 봤어요. 1학년 때 대다수 남학생들이 군 입대를 하다 보니, 2학년 복학생 선배 분들이랑 수업을 듣는 일이 많았습니다. 학과 특성상 전공을 살려서 군복무를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통신병 등 특수보직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여러 경험들 덕분에 실습 과정 중에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선배들의 지원 덕분에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쳐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SK하이닉스 채용은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나요?

 

처음 교수님께서 권해주셨어요. 평소 라이프 가이드 수업을 통해서 조기 취업에 대한 제 열망을 꾸준히 어필해왔거든요. 그러던 중 지난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 교수님께서 SK하이닉스에 한번 도전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고, 당연히 지원한다고 했죠.

첫 취업 도전으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취업 준비 전반에 대한 얘기 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교수님과 저희 언니에게 많은 검토를 받았어요. 또한 친구들한테도 부탁해서 어떤지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수많은 인사담당자들을 거치는 만큼, 제 자소서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싶었거든요. 그게 도움이 참 많이 됐어요. 부족한 부분이 어떤지도 잘 알게 됐고요. 필기에서는 SK 인적성 검사 문제집을 구매해서 급하게 준비했어요.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준비한 탓에 시간이 충분치 않아, 결국 책 한권을 제대로 떼지 못하고 필기를 쳐야만 했어요.

 

면접의 경우,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어요. 면접관 3명과 지원자 5명인 다대다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 분들께서 면접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주셨거든요. 덕분에 첫 면접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떨지 않고 제 얘기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었어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학교생활, 전공,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음 조금 낯 뜨거운 표현이지만, 사람의 됨됨이를 본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앞선 절차를 통해서 이제 실력은 증명됐으니깐요. 하하.

 

면접 끝자락에는 부산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면접관의 말에 제가 아는 부산의 관광명소를 소개할 정도로 유쾌한 분위기를 띄기도 했어요.

   

향후 소정씨와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를 지원하는 후배들을 위해서 조언이나 팁을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주변에서 축하해주고, 잘 됐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 내가?’ 이런 생각이 종종 들어요. 하하.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우선은 성실함이 아닐까 싶어요. 전자과 수업이 여전히 어렵기도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수업에 임해왔거든요. 그러다보니 매학기 4.3대의 높은 학점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부분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부끄럽지만, 밝은 인상? 대학교 입학 이후에 교내 활동에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어요. 낯선 수업에 힘을 조금 더 실어주기 위함도 있었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성당에서 초등부 교사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현재 유치원생에서부터 저학년 초등학생 40여명으로 이뤄진 초등반을 동료 교사 분들과 함께 이끌어나가고 있어요. 동료 교사 분들의 연령대도 무척이나 다양해요. 직장인도 계시고, 저처럼 막 고등학생 딱지를 뗀 친구들도 있고요. 2년 가까이 그런 활동을 하면서 저 자신이 많이 달라졌어요. 남들 앞에서 낯가림도 많고(물론, 지금도 그래요. 하하) 말주변도 없었는데, 아이들과 여러 신앙 활동을 함께 하면서 전보다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해갔답니다. 이러한 밝은 모습이 면접관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났고, 이게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지 않았나 싶습니다.

 

끝으로, 조직생활에 대한 제 경험 역시 중요했다고 봐요. 고등학교 때 사물놀이부 활동을 했었는데, 선배 분들이 정말 엄격하셨어요. 서로 다른 4가지 악기의 조화를 통해서 가락과 선율을 빚어내는 사물놀이에 있어서 구성원 모두 간의 합,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었죠. 그런 조직생활을 통한 제 경험이 사측에는 긍정적으로 비춰진 것 같습니다.

 

곧 출근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가장 중요한건 그 조직에 적응하는 것이겠죠? 열심히 노력해서 그간 가족들과 주변분들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저 역시도 이를 베풀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촉박한 채용 일정이나, 그간 학업 활동으로 먼 낯선 타국에 가보지 못한 것 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기회가 닿는다면, 짧든 길든 해외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싶어요.

 

*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김수정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