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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친구의 직장은 어디인가?- 기계계열 16학번 권상근

2018-08-31 15:19 3,479

을 때 해외 안가면 후회한다라는 말이 케케묵은 조언일 만큼,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해외여행은 소위 말해 하다. 해외여행을 소재로 삼는 여러 TV예능·다큐가 욕망의 불씨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불 지피고 있다. 세계 문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풍덩 빠져들어 문화적 향취를 듬뿍 느끼고자 하는 마음은 나날이 커져간다.

 

허나, 찰리 채플린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낯선 세계와의 조우는 그 자체로서 낭만적 정취가 물씬 풍기지만,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간다는 것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를 의미한다. 거스를 수 없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 기술, 자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교류하는 오늘 날의 시대에 해외 취업이 특별한 무언가라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막막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NICS(닛산 크리에이티브 서비스)에서 근무하는 권상근 졸업생

우리대학 기계계열 금형설계전공을 졸업한 권상근 씨는 올해 상반기 ()OSP에 최종 합격했다. OSP는 일본 가나가와 현(神奈川?) 요코하마 시(?浜市)에 위치한 기업으로, 자동차·기계·가전·반도체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NICS(닛산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Nissan creative services)에 파견돼, 앞으로 닛산 자동차에 들어가는 사출품 생산을 표준화하는 사출생산 관리 직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스물다섯에 맞는 두 번째 대학생활

 

현재 가나가와 현 에비나 시(海老名市)시에 거주하며 본격적인 실무투입에 앞서 직무와 관련된 신입직원 교육을 받고 있는 권상근 씨는 전문대학 U턴 입학자(* 일반대학을 졸업/중도포기하고 다시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하는 것을 의미)이다. A대학 컴퓨터공학과를 다녔던 권 씨는 지난 2016년 우리대학 기계계열로 재입학을 선택했다. 일반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전문대학 입학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전문대학이 학생들의 취업 및 진로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를 쏟고 있기 때문이다. 권 씨는 또한, 기계분야는 뿌리산업인 만큼 타 전공보다 취업의 폭과 전망이 더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러 대학을 꼼꼼히 비교하고 살펴보던 중, 대기업과의 탄탄한 산학 연계를 바탕으로 경남권에서 높은 취업률로 명성이 자자한 우리대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라고 우리대학과 학과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스물다섯에 맞는 두 번째 대학생활. 이미 한번 겪어봤기에 익숙하면서도 남들보다 늦게 출발한다는 점에서 권 씨 역시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는 우선은 취업이라는 최우선의 목표를 세우고 전공수업에 몰두했습니다. 어린 동생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며, 남들보다 조금 늦다고 생각하니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권상근 졸업생의 일본 현지 생활 이모저모

실용외국어와 현지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K-Move스쿨

 

그러던 중 권상근 씨는 대학 취업지원센터에서 일본 해외취업지원프로그램(K-Move스쿨 연수과정)’에 참가할 학생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비록 어학에 자신은 없었지만,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권 씨는 일본은 금형 산업분야의 수준이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더 심화된 지식과 정보에 대한 욕구가 커져갔고, 이 분야의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에서의 취업이 제 자신을 더 담금질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라며 당시의 생각을 밝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K-Move스쿨 사업이란 꿈과 열정이 가득한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으로, 우리대학은 지난 2014년에 첫 사업단으로 선정되어 왔다. K-Move스쿨 교육과정은 크게 국내와 국외교육으로 나뉜다. 우선은 평소 해외 취업에 관심 있는 재학생을 선발하여 1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돌입한다. 전반적인 교육은 학생이 지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실용 외국어 중심의 교육과 실무교육으로 구성되며, 5~6회 걸친 빡빡한 교육일정으로 학생들의 언어능력 기초를 튼튼히 잡아준다. 또한, 해외 현지산업체 직무 분석을 통한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실무능력의 향상을 꾀한다. 국내교육 이후에는 국외(현지) 교육이 이뤄져 학생들의 글로벌 취업역량을 순차적으로 높여나간다.

 

정말 개인적인 시간이 없었어요.” 권 씨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수업의 시작은 모두가 졸린 눈을 비비며 통학을 준비할 무렵인 오전 8. 권 씨는 오전부터 일본어 강좌를 수강하며 일본어 기초를 차근차근 쌓아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공수업이 끝난 후에도 이어지는 2~3시간의 어학수업 강행군이 연일 계속되기 때문이다. 허나, 그 덕분에 1학년 1학기 때만하더라도 히라가나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권 씨는 불과 1년여 만에 언어라는 큰 장벽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권 씨는 일본인 교수님들과 실제로 회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단기간에 실력을 대폭 늘릴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K-Move스쿨 일본 현지교육은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A.C.C.국제교류학원에서 이뤄졌다. 취업반 학생들은 그곳에서 현지기업 취업에 필요한 면접과 기계 분야 실무와 관련된 교육 및 외국어 심화과정을 집중적으로 이수하게 된다. 권 씨는 일본인들과 함께 한일 문화교류의 기회도 가지고, 난생 처음 일본어로 발표를 하면서 일본어 회화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 일본 ㈜OSP 면접 및 채용 간담회

의구심 끝에 찾아온 일본현지 취업

 

20178. 해외취업이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온 K-Move스쿨 연수과정이 어느덧 1년을 맞이했다. 해외취업반 학생들은 요코하마 시에서 개최된 아사가쿠나비(gakujo.ne.jp) 취업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 권 씨는 일본 채용시장의 동향을 눈과 귀로 직접 보고 듣는 시간이었습니다라며, “특히, 외국인 채용에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일본기업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전문대학 해외취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7년 전문대학의 해외 취업자 수는 지난 2015381명에 비해 약 2.7배 증가한 1,038명으로 해외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장기화된 국내 경기 침체와 청년 취업난 속에서 해외 취업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중소·소규모 사업자 내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성장 동력 약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는 전문기술력을 갖춘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분명 전보다 어학 능력이나 실무 능력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느꼈지만 솔직히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단기간 준비한다고 가능한 걸까, 라는 생각이 많았죠라며 권 씨는 당시의 속내를 진솔하게 밝혔다. 허나, 분명한 것은 권상근 씨는 이미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달라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현재 제가 입사한 OSP의 인사담당자 분들을 만났습니다. OSP에서 먼저 저희 해외취업반 1기들에게 면접을 제안했거든요. 이를 계기로 교수님들과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에 대한 준비를 착실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빡빡했던 1년의 과정을 무사히 수료하고 마침내 권상근 씨는 OSP에 취업을 성공했다.


▶해외취업을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 취업전략 및 노하우를 전수 중인 권상근 졸업생

끝까지 한걸음씩 걸어가는 것이 중요” 졸업생이 말하는 해외취업 노하우

 

권상근 씨는 아직 입사한지는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서 많은 부분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매일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집 생각이 나거나 해외생활에 대한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만, 한국인 출신 직장동료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잘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라며 씩씩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어 동료들 중에 한국인 친구 및 일본인 친구들과 주말에 교류를 하거나 혼자 이곳저곳 근교 여행을 하면서 일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소개했다.

 

올해로 27살인 권상근 씨, 그는 여전히 젊다. “국제화 및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정으로 인정받는 엔지니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문지식 습득 외에도 일본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 빨리 적응을 해서 실무현장에서 제 자신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금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제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라며 권 씨는 앞으로의 계획을 당차게 내뱉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권 씨는 지난 1년 반 동안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점이예요. 교육과정이 빡빡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걸음씩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회화 능력 및 문법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준비를 착실하게 해서 모두가 좋은 곳에 취업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라며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교수님과 취업지원처 등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일본취업반 1기 학생들이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교수님들과 학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권 씨는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