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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김성진

2015-11-16 10:37 3,380

2015년 10월 26일자 울산제일일보 동정 란에 작은 사진이 하나 실렸다. 울포유(Ulsan for You)라는 중소상공인지원센터의 임원들이 울산 중구 독거노인들에게 이불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는 간략한 한 줄의 글과 함께.


 
김성진(25) 학생은 우리 대학 신소재응용화학과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이다. 이 분야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직업 교육을 받기 위해 작년에 입학하여, 현재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Q. 최근에 신문에 봉사활동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여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가?

 

 

 2015년 6월부터 울포유(ulsan for you)라는 울산의 중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울산의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자 하는 단체이다. 이번의 이불 나눔 봉사활동은 다가오는 겨울철을 대비해 상황이 여의치 않은 지역 어르신 분들에게 이불을 장만해드린 것이다.

 

 

 

  


Q. 정말 좋은 일을 했다. 그런데 이 나눔 활동이랑 중소상공인 지원 활동은 별다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 단체에서 독거노인 분들을 도와드린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담겨져 있다. 우선 이번 나눔 활동은 정말 힘들게 사시는 노인 분들에게 도움이 드리고자 기획했다. 우리나라의 노령연금이 현재 20만원 수준인데, 이 돈은 사실 노인 분들의 월세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작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곧 추운 겨울 날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노인 분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이런 나눔 활동을 하면서 중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도 함께 모색했다. 울포유와 함께 하는 중소상공인 분들 중에서 가격 경쟁력과 퀄리티를 두루 갖춘 이불업체가 울산 동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업체에 노인 분들을 위한 이불을 주문하게 되었다. 이 계기를 통해서 중소상공인 분들은 새로운 수요를 찾았고, 노인 분들은 지출에 있어서 여유가 생겨 간접적으로 소득 창출 효과가 일어난 셈이다. 비록 지금의 우리 활동이 크지는 않지만 이것을 통해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승수효과의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김성진 학생은 자세를 바로 잡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전통시장을 살리자와 중소상공인을 돕자, 라는 말은 지난 몇 년 새 귀 따가울 정도로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하지만 그런 외침은 단순히 중소상공인에 대한 단기적인 재정 지원이나 대기업 규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일시적인 자금 투입으로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을 규제하면 그 아래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을 지닌 분이 많은 것 같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나 스크린 쿼터제와 같은 것도 결국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정책들 아닌가.

 

 

 

 


SSM은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대기업 계열의 유통매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롯데슈퍼, GS슈퍼마켓 등이 있다. 2010년 SSM와 대형 유통업체들의 무분별한 입점과 증가세로 지역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에 기업형 슈퍼마켓의 출점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강제적 휴무를 지정하는 지방 조례가 제정되어 한동안 큰 논란이 되었다. 스크린 쿼터 역시 자국의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국가의 영화(헐리우드)의 상영 비율은 제한하는 조치이다.

 

 

 

 

 

 

 

 

 

 

 

 

대기업을 규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나는 장기적으로 중소상공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그러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 울포유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을 찾아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비를 지원받아 USSOFT와 협력하여 모바일 웹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 유통업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좋은 서비스를 받아들여 접목시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실시하는 회원제 서비스 같은 것을 들 수 있는데, 소비금액의 일정 부분을 적립해주는 포인트 제가 대표적이다. 전통시장에서도 이렇듯 좋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변화의 자세가 필요하다.

 

 

 

 

 


Q.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를 더 얘기해 줄 수 있는가?

 

 

 

 

 

 

 

 

 

 

 

 

 

 

 

 

 

 

 

 

이 활동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잘 정착된 시스템들을 살펴보러 많이 돌아다녔다. 특히 현재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부산은 그러한 측면에서 울산보다 몇 걸음이나 앞서고 있다.

 

부산의 중소상공인지원사업 중에서 눈여겨 본 게 몇 개가 있다. 첫 번째는 최근의 창선상가 전통시장에서 벌인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이다. 미국의 연례 대규모 할인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차용한 것으로 지난 10월 초에 실시했다. 특이한 점은 3만원 상당의 금액을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면 일정 부분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 해준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물건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온누리 상품권을 통해 환급해줌으로써 전통시장에 대한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부산 서면, 부전시장 등 6곳의 시장이 연합해 부전마켓타운 등을 설립했다.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원스톱 공동배송서비스를 구축해서 시행중이다. 이 서비스는 6개 시장이 모두 참여하는 택배 서비스로, 고객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상인에게 택배를 요청하면 운영인력이 직접 각 점포를 방문, 배송센터로 수거하여 일괄 차량 배송한다. 택배상품 도달 시간 등 배송상황을 고객에게 문자로 전송하는 서비스도 실시해 만족도를 높였다.

 

그리고 부전점포대학을 설립해서 중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부산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이를 내 고향인 울산에서도 시도해보고 싶다.

 

 

 

 

 

 

 


김성진 학생은 울산 동구 출신으로 현재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토박이이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현재이자, 미래의 삶의 터전인 울산에 대해 많은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Q. 울산의 현재 나아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 울산에 대해서 물으면 대부분 대답이 비슷하다. 현대중공업, 자동차, 조선, 공업도시……. 그만큼 울산은 현대라는 대기업과 중공업 분야에 많은 기대고 있다. 그것이 울산을 현재의 위치로 나아가는데 큰 견인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울산을 제약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약세, 국제적으로 경기 침체로 인한 조선 사업 자체의 부진 등으로 울산은 예전의 활기를 잃어버렸다.

 

 

 

 

 

 


지난 해 현대·기아자동차는 7년여 만에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70%를 이뤄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는 국내의 수입차 수요 증가세와 더불어 노사관계의 불안정성과 낮은 생산성(임금 대비 생산률)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제 경기의 침체로 조선 업계는 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업계와의 경쟁력·우위 확보를 위한 저가 수주 경쟁을 벌여 큰 논란이 되었다.

 

 

 

 

 

 

 

 

 

 

 

 

 

 

 

 

울산은 이렇듯 전형적인 대기업 위주의 생산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 방식에는 한계가 있고, 이제 다른 곳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중소상공인들 말이다. 이들은 충분한 경쟁력과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약간의 결점으로 인해서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나는 이런 분들을 지원하면서 내 고향 울산이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

 

또한 이런 지원 기반 시설을 잘 닦아두면 다른 후발 주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ICT기업들은 차고, 기숙사, 자신의 집 등 협소하고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들로 출발했다. 그리고 어느새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펼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에 비해 수평적인 조직 문화, 자유로운 의사소통, 유연한 조직 구조 등과 같은 작은 기업이 가지는 특징이 오늘 날의 그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와 대학들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소상공인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 기반 조성은 결국 청년 창업자들에게도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Q.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최근에는 학교 생활을 하느라 많이 바쁜 편이다. 크게 준비하고 있는 것 하나와 작지만 꾸준히 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

 

매주 주말마다 울산 시내와 거리 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깔끔하고 쾌적한 거리를 가꾸는 것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여름 방학 때는 특히나 더 애를 먹었다. 태풍으로 인해 해안가 주변 지역에 토사물이 흘러넘쳐서 거리가 완전히 진흙탕이 되었는데, 그때 정말, 정말 힘들었다.

 

또 이런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역 주민들이 가지는 어려움이나 불편을 자연스럽게 듣게 된다. 이러한 의견들을 수렴하여서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하고 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한다

 

 

 

 

 

 

 

Q. 그렇다면 큰 계획은?

 

 

 

정갑윤 울산 중구 국회의원을 8월 달에 만났다. 정갑윤 국회의원은 평소부터 중소상공인을 지원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활동을 정갑윤 의원이 알게 되어 만남이 성사되었다.

 

 


 


<정갑윤 국회의원과 김성진 학생>

 

 

 

 

 

 

 

 

 

8월 달에 만나서 우리가 여태까지 했던 활동들을 알렸고, 울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번 12월 달에 국회의장실에서 중소상공인 회원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계획했다.

 

단순히 탁상공론 혹은 간접적인 전달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중소상공인 분들이 직접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말이다. 이런 자리로 단기간에 무언가가 확 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울산의 밝은 청사진을 그리는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



 

 

 


인터뷰 내내 김성진 학생의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활동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는데, 그는 언제나 한결같이 뒤돌아 서있었다. 거리를 청소하는 뒷 모습, 이불을 전달하는 뒷 모습, 행사를 준비하는 뒷 모습……. 정작 자신이 제대로 찍힌 사진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괜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들었다.

 

Q. 마지막으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졸업 이후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더라도, 이 목표는 언제나 내 가슴 속의 1순위이다

 

 

 

 

아프지마 도토 도토 잠보... 

 

 *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준 김성진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