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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찰경호행정계열 두 남녀, 서혜리 & 노경덕

2015-12-03 15:03 5,192

최근 우리 대학 경찰경호행정계열 졸업생들의 기쁜 소식들이 주변에서 많이 들려왔다. 한명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으로 발령을 앞둔 상태이고, 다른 한명은 부산 북서부 경찰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세상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냐 만은, 이 두 사람에게 조금 더 남다른 구석이 있어 보인다.

 

한번, 이들의 얘기에 주목해보자 :-)

    
서혜리 씨는 동의과학대학교 경찰경호행정계열 10학번으로, 현재 창원지방법원 법원보안관리대에서 대체근무하고 있다. 2006년에 출범한 법원보안경비대는 과거 법정경위, 방호원, 청원경찰 등을 통합한 것으로 민원인들의 법정 내 소란을 막고 청사의 안전한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이다.

 

Q. 최근에 서울고등법원 법원보완경비대로 정식 발령이 났다고 들었다.

 

 

그렇다. 올해 법원보안관리10기 시험에서 합격해서 서울고등법원 쪽으로 2016111일자로 정식 발령이 예정된 상태이다. 지금은 원래 일하던 창원지방법원에서 대체근무를 하고 있다.

  

 

Q. 축하한다. 법원보안관리대라는 직업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얘기해줄 수 있는가

 

 

법원보완관리대는 법원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원리와 원칙에 맞게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이다. 법원에 오는 분들은 당연히 감정적으로 많이 격앙되어 있고, 판결에 쉽사리 수긍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폭력과 욕설 등의 돌발적인 행동을 종종 취한다.

 

2006년에 법원보안관리대가 법정경위, 방호원, 청원경찰을 통합하여 출범하게 된 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05년에 서울 A법원에서 피고인 가족이 고소인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피고인인 남편이 증인선서를 하는 부인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트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입법화됐고, 이듬해 법원보안관리대로 통합·창설되었다.

  

 

Q.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직업인 것 같다. 많이 힘들 것 같은데.

 

 

처음 법원에서 일할 때는 당연히 경호·보안 업무이기에 철두철미하게 행동하고, 민원인들의 소란을 강압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항상 고압적인 모습을 유지해야 해서 빨리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근무를 하면서 이러한 행동과 생각을 조금씩 고쳐나가게 되었다. 법원에 오는 민원인들은 예비 범죄자가 아니라 정말 억울하고 분해서 최후의 수단으로 이 방법을 선택한 시민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민원인들의 말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친근하게, 살갑게 다가가니 오히려 법원 내에서 서로 간의 얼굴이 붉히는 일이 더 줄어들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딱 그 격인 것 같다.

 

, 지역 어르신 분들과 자주 대화를 하다 보니 사투리가 정말 많이 늘었다. 내년부터는 서울에서 근무할 예정인데, 걱정스럽다. 하하.

  


Q. 현재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처음부터 이 직업을 생각했는가.

 

 

아버지께서 이곳 창원에서 수십 년간 법정경위로 근무했다. 제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성실히 근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법원의 모습 오래전부터 꿈꿔왔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태권도와 같은 무도를 배웠고, 동의과학대학교 경찰경호행정계열에 지원하여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수업을 받았다.

  

 

Q. 그렇다면 아버지와 함께하는 그 꿈은 이뤘는가?


 

안타깝게도 그 꿈은 이루지는 못했다. 아버지께서 위암 말기 판정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직한 분이었다. 투병 생활을 견뎌내고 끝내 시한부 3개월을 아득히 넘어 2년 가까이 버티셨다. 더욱이 투병 와중에 복직하기도.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그런 삶의 자세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Q. 쉽지 않은 이야기일텐데, 이렇게 진솔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다. 후배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한다.


 

 교수님들을 많이 괴롭혔으면 좋겠다. 경찰경호과 교수님들 모두가 진로와 학업에 관해서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잘되라는 바람에 자격증을 따라, 여기에 참여해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라고 일러준다. 그때 당시에는 잔소리 같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하다.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면 교수님, 학과, 동기와 같이 의지할 곳이 없어지고, 하고자하는 의지도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생활을 하면서 교수님들이 자신을 피할 정도로, 그분들을 괴롭히고, 이용했으면 좋겠다.

 

또 개인적으로 이번에 정식 임용이 되면서 느낀 게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가기 전 군대도 생각해본 적도 있고, 과연 아버지처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하며 망설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졸업 이후에 마음을 가다듬고 이곳 창원지방법원에서 3년간 가까이 일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법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밑에서부터 체득할 수 있었고, 내 직업과 관련된 소식들을 남들보다 빠르게 들어서 미리미리 준비할 수도 있었다. 또 곁에 있어야지, 눈에 보여야지 상대를 인지하는 것처럼 계속 일하다보면 주변 선배 분들이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기도 한다. 그러한 3년간의 생활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떠한 분야에서 정말로 간절히 일하고 싶다면,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서 이직을 해야지와 같은 생각보다는 아르바이트든, 대체근무든 그곳에서 끝까지 묵묵하게 붙어있는 게 더 현명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

 

 

 전국의 법원보안경비대에 아직 여자 팀장이 없다. 보통 팀장은 2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맡게 되는데, 법원보완경비대는 20072기 때부터 여성을 뽑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꿈은 최초의 여성 경비 팀장이 되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나의 아버지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 역시도 내 꿈을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

  

 



노경덕 경사는 동의과학대학교 경찰경호행정계열 07학번으로 현재 부산 북부 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에서 외근팀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능팀은 공무원 관련 범죄, 토착 비리, 기업 사기, 선거사범, 보이스 피싱 등 사회의 악질적인 문제를 단속하여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로, 현재 그는 건강한 시민 사회를 일궈내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


Q. 최근에 경사로 승진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하하. 고맙다. 원래 하던 일을 꾸준히 했을 뿐인데, 주변 동료·선배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최근에 경사로 일 년 만에 특진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Q. 경장 진급 1년 만에 특진이라니, 그만큼 지난 몇 년간 열심히 뛰어온 결과 아니겠는가. 그간 근무하면서 겪어왔던 일에 대해 얘기 좀 해달라.


 

2013 9월부터 부산 북부 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으로 근무를 배치 받았다. 일하던 중 대포통장 모집책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일과시간 후 혼자서 열심히 돌아 다녔다.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녀석이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선배들은 불안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으나, 2달간의 수사결과 중고생을 협박하여 통장을 개설토록 하여 이를 보이스 피싱 조직에게 넘겨 범죄에 이용되게 하는 부산 내 총책을 검거하였고, 이후 계속되는 추적 수사로 중국에서 국내에서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인출하여 중국 본 조직에게 송금하고, 파밍 프로그램을 개발, 관리하는 국내 총책을 검거하는 등 4명을 구속하고 20여명을 불구속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 결과 연말에 경찰청장 표창을 받을 수 있었고, 이 외에도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대포 폰, VPN, 대포계좌를 사용하여 불법 비아그라를 유통하는 자를 검거 2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하는 등 2년 동안 15명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이루어 운이 좋게 작년 경장으로 진급한 뒤 1년 만에 특진을 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Q. 경찰공무원이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처음부터 경찰공무원을 생각했나?

 

 

아니다. 1999년 처음 A대학 컴퓨터과로 들어갔고, 2001년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2005년에 전역을 했다. 졸업 후 사업을 준비했으나 젊은 혈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큰 돈으로 성공하는 삶도 보람이 있겠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유년시절부터 꿈이었던 경찰공무원에 대한 불씨를 다시 짚여 2007년에 동의과학대학교로 재입학을 하게 되었다. 입학 당시 26살로 비교적 나이가 많았기에 누구보다 빨리 경찰공무원 합격을 바랬다. 그러한 간절함이 교수님의 귓에 닿아 폴리스 아카데미에 들어와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지원을 받았고, 당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중 절반은 경찰공무원으로 합격했다.

 

  


Q. 경찰공무원은 직업으로써 어떠한 점이 메리트인가?


 

내가 경험한 직종은 부사관과 경찰공무원이다. 부사관은 상대적으로 입사하기 쉬우나, 군대의 특성 상 결과를 창출할 목표치가 없기에 다소 재미가 없을 수가 있다.

 

그에 비해 경찰공무원의 경우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목표를 향한 질주가 가능하고, 이러한 질주는 결과적으로 사회의 약자 편에 서서 이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큰 보람과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성향이 활동적이라면 경찰공무원을 추천한다.

 

  


Q. 경찰을 희망하는 학과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학교 다니면서 교수님의 가르침대로 성실히 임한다면, 혹여 학교 생활 중에서는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기본을 쌓을 수 있고 그러면 졸업 후에도 혼자 공부를 이끌고 나갈 힘을 기를 수 있다. 허나 이때의 소중한 시간을 잘못 사용한 사람들은 아직도 공부를 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목표를 세웠으면 거기에 맞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전진해 나가야한다. 이러한 구체적 계획이 힘들다면 교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자신에게 채찍질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건 비단 경찰공무원 시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준비하든 중요한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며, 이런 노력은 구체적 계획에서 나온다.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면 미래의 시간도 낭비하게 된다.” 이 말을 꼭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에게 즐겁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


 *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준 서혜리씨와 노경덕씨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