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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 국난 극복 주역은 언제나 민초(장형진학과장님 기사)

김주미 2020-06-24 15:18 250


며칠 전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짜고짜 ‘세상은 참 살만하고 우리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지탱한다’라며 두서없이 말을 쏟아냈다. 무슨 말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사연은 이러했다.

과거 부모로부터 상가건물 한 채를 물려받은 친구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임대료 20%를 감면하기로 하고 임차인들에게 알렸다. 얼마지 않아 한 임차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렵고 힘들지만, 건물주분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니, 그대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몇 주간 대출이자를 따져가며 적정 수준의 임대료 감면액이 얼마인지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렸던 친구는 그 말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유례없이 닥친 위기 속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맞서 싸워왔다. 그리고 최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로 전환했다. 이는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국민 덕분이다. 이는 우리에게 참 익숙한 풍경이다.

지난 수 세기간 역사의 국난을 극복하는 주체는 위정자가 아니라, 나라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민초들이었다. 한 나라의 임금과 신하들이 수도를 버려둔 채 몽진하기 바빴을 때, 농민들이 쟁기와 호미 등을 쥔 채 외세에 대항했다.

그리 먼 역사까지 가지 않더라도,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어떠했는가. 국민들 스스로가 자기 재산을 털어 나라의 텅 빈 곳간을 채웠다. 당시 아시아의 수많은 나라들이 우리와 같이 금융위기를 겪었으나, 우리처럼 이를 극복한 나라는 없었다. 이게 우리 민족의 저력이고 힘이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다. 일상 속 모두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모임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적극적으로 내밀어 선한 영향력을 확대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고 건넨 돼지저금통, 마스크 품귀현상에 시골노인회나 부녀회에서 직접 만들어 무상으로 배부한 수제 마스크 등….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 박사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대담에서 ‘코로나19의 해결책은 이타주의’라고 했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을 이타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자신의 마스크 작용은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타인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자신도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우리 민초들은 나라가 어렵고 사회가 힘들 때 분연히 일어나 뭐든 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필자는 믿는다. 생활 속 마스크 착용 실천에서부터 건물주의 임대료 감액, 각종 기부 활동에 이르기까지 이타주의 유전자로 무장한 우리 민초의 저력에 의해 코로나19는 멀지 않아 반드시 극복된다는 것을, 나아가 우리나라는 이를 멋지게 극복한 모범 국가로서 또다시 세계를 놀라게 하리라는 것을.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6141851240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