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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로나-19 속 언택트 시대, 교수 3인방의 이야기

2020-08-20 10:50 1,512

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코로나-19 바이러스’. 그 가운데에서 교육계에 미친 여파는 막대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으며, 대학 역시 수차례 개강이 연기되었고 일부 대학은 1학기 수업 전체를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겠다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우리대학 역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당초 예정된 개학 일에서 2주 연기된 3월 16일, 2020학년도 1학기 학사일정의 첫 시작을 끊었다. 이후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실습비중이 높은 수업에 한해 대면수업을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1학기를 운영했다. 갑작스러운 비대면 수업 시행은 불과 2주 만에 서둘러 강의를 준비해야 했던 대학뿐만 아니라 한껏 대학생활을 기대했던 학생들에게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정규학기의 비대면 수업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은 지난 7월 24일부로 1학기 학사일정을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성큼 다가온 언택트 시대를 맞아, 그간의 온라인 수업 운영과 향후 미래에 대한 교수 3인방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 언택트Untact를 넘어 溫택트로

물리치료과 권유정 교수는 여느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웹캠과 파워포인트 등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제작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학습보충 자료를 사이버 강의실에 게재하는 등 학생들의 심층적인 이해를 도왔다.
권 교수는 ‘강의 영상 업로드부터가 시작’이라고 첫 운을 뗐다. 권 교수는 “비대면 수업은 언제, 어디서든 반복해서 학습이 가능하다는 편리함 만큼이나 단점 역시 크다. 교수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학생들 역시 수업에 대한 동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제점을 설명했다. 특히, 권 교수는 신입생들에 대한 걱정이 컸다.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서로 교감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제약이 따랐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권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습노트를 제안했다. 권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매 강의마다 반드시 학습노트와 콘텐츠 소감문을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매주 60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검토하고 코멘트를 하는데 강의 준비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또한, 권 교수는 인스턴트 메신저를 비롯한 SNS를 활용해 사제 간 신뢰의 물꼬를 틔웠다. 수업 및 학습노트에 대한 피드백은 물론, 학교 소식을 수시로 공유하며 학생들과의 심리적 장벽을 차츰차츰 허물어 나갔다. 권 교수는 “물리적 거리는 떨어져 있어도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언택트‘ 넘어선 '온택트‘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비대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 성공적인 비대면 수업을 위한 2가지 원칙

식품영양조리학부 한진숙 교수는 다른 학과 교수들이 자문을 구할 정도로 비대면 수업에 있어서 전문가다. 이전부터 자이닉스 툴 등 스마트 강의 도구를 수업환경에 적극 도입해왔고, 디지털평생교육원에서 비대면 강의를 위한 콘텐츠 개발에 주역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비대면 수업은 한진숙 교수에게도 새로운 도전임은 분명했다. 현재 영양사 자격 취득을 위한 이론 교과목을 전담하고 있는 한 교수는 “고급영양학 과목은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지식의 양이 많고, 학습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며, “비대면 수업으로는 학습자에 대한 강의 내용 전달 정도와 이해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근본적인 한계점을 지적했다.

상기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 교수는 두 가지 측면을 중점에 두고 강의 준비에 임했다. 가장 큰 원칙은 ‘학습자 배움 중심 수업’이다. 한 교수는 “교수가 힘들수록 학생들이 편하다”라며, “일방적인 지식전달이 아닌, 학습자가 수업을 듣고, 이해하고, 반복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학습자는 차시별로 본인이 어떤 강의를 듣고 있는지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늘 염두하며 강의를 제작한다. 수업목표 제시, 학습내용 전달, 정리 및 평가 순으로 스토리 보드를 세워, 학생들이 수업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에 크게 신경 썼다. 또한, 강의 전달력 향상을 위해 와콤 등의 태블릿을 활용하여 칠판에 판서하듯한 아날로그 방식의 수업 스타일을 고수했다.

이어, 한 교수는 “교수 역시 비대면 수업이 갖는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영상 강의는 일회성인 대면 강의와 달리, 수정과 보완 등 편집이 용이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한 교수는 “강의 촬영 분을 편집하면서 나 역시도 학습자 입장에서 내 강의를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라며, “이후에 부족한 부분을 더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빼는 등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본인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 학년별로 차별화된 비대면 수업 방식, 방법론 A-Z

“비대면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자극이 더욱 필요하다.” 지난 24일 기말고사를 끝으로 1학기 학사과정을 매듭지은 컴퓨터정보과 김진숙 교수가 그간의 소회를 담담히 밝혔다. “모든 것이 느닷없이 시작돼 모두가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어야만 했지만, 즐겁게 동참해 준 학생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동료 교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김 교수는 학년별로 온라인 수업방식을 달리 하는 등 다양한 수업방식을 적극 활용했다. 1학년을 대상으로는 실시간 화상수업을 실시했다. 김 교수는 “신입생의 경우에는 교수와 학생 서로가 주기적으로 대면하여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시간 화상수업은 구글 행아웃Hangout과 줌Zoom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프로그래밍 실습을 대체하기 위해 온라인 시뮬레이션 툴 등을 이용했다.

2학년 수업은 일반적인 동영상 강의를 준비했다. 김 교수가 맡고 있는 ‘웹 프로그래밍’ 과목은 학생 간 협업이 중요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습 난이도가 높기에 실시간 화상수업으로 대체하기 어려웠다. 김 교수 역시 '교수·학생 간 상호작용의 부재'라는 동영상 강의가 안고 있는 한계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게임 기반 학습 플랫폼인 카훗Kahoot!과 줌의 소그룹회의 기능 등을 이용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상황이 더 많은 만큼 다양한 학습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에 들어와 있고 그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육환경 역시 엄청난 변화를 맞으며 진화하고 있다. 김 교수는 “어떠한 변화가 학교를 에워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윤곽은 갑작스레 드러난 것 같다. 온라인 교육이 대면수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상당 정도 보완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앞으로의 전망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