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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루에서 날아온 편지, 09 물리치료과 이동현

2016-09-02 17:56 4,188

지카 바이러스, 금메달리스트 도핑, 해외 선수 등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 리우 올림픽이 지난 822일부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그 장대한 막을 내렸다. 개막 이튿날인 7,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시작으로 펜싱, 사격, 태권도, 골프 등에서 우리나라 국가 대표단들이 연이어 금메달을 쟁취해, 새하얀 태극기가 브라질 리우의 경기장 한 켠을 수놓으며 묵직하게 펄-럭였다.

 

pic. 페루와 칠레의 국경에 위치한 타크나(tacna)


그리고 같은 시각, 브라질 리우지자네이루에서 서쪽 방향으로 3,664km 떨어진, 약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에 10배에 이르는 곳, 페루의 최남단에 위치한 타크나(Tacna)에는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대한민국, 꼬레아라는 이름을 대한민국의 선수들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얕은 바람에 잔잔히 나부끼는 태극기처럼 나지막하게 대한민국을 전파하는 이가 있었다.


Hola! buenos dias!*(스페인어로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의미)

 

동의과학대학교 학우 여러분. 물리치료과 09학번 이동현 졸업생입니다.

저는 현재 KOICA 해외봉사단으로 페루에서 물리치료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근무지는 페루 체육회(한국의 태릉선수촌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어요.

 

이곳에 온지 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렇게 저의 근황을 학우 여러분들에게 알릴 기회가 생겨, 조심스레 제가 하는 일들을 써내려보고자 합니다.

 

물리치료사로서 경력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한번쯤은 국외에서 한국 물리치료사로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KOICA를 접하게 됐죠. 한국국제협력단인 KOICA(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는 과거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아 현재에 이르렀듯이, 3세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가에 파견되어 이들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외교통상부 산하의 기관이예요. 그리고 여기서 한국해외봉사단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걸 알게 됐어요.

 

당시에 물리치료학과 심화과정을 밟고 있던터라 참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 기회가 아니면 힘들 것 같아 결국 지원하게 됐습니다. 휴학을 하게 되어 아쉽지만 페루 현지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어요. 또 스포츠 선수 치료 및 현지 물리치료사 교육을 병행해 꾸준히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구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가 근무 하고 있는 기관을 소개해볼까 해요.

pic. 페루 체육회인 IPD(Instituto Peruano del Deporte)의 로고

ipd peru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페루의 중앙부에 위치한 수도, 리마. 그곳 리마에 페류 체육회인 IPD(Instituto Peruano del Deporte)가 위치하고 있다. 1920년 대통령령에 의해 조직된 설립된 IPD는 우수 체육인을 발굴, 관리하여 경쟁력있는 선수로 육성해 페루 스포츠계 전반의 질적 향상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여, 지난 2세기에 걸쳐서 페루의 스포츠 발전과 생활 체육 활성화를 일궈내고 있다. 수도 리마를 중심으로 페루 전역에 총 28개의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IPD 타크나도 그 중 하나이다.

 

저는 이곳의 타크나 IPD 내의 물리치료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시설이나 장비 등이 부족한 편이에요. 어느 정도 물리 치료 및 스포츠 재활에 쓰일 도구들이 구색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대학 스포츠재활센터 수준만큼은 되지 못합니다.

 

처음 20156월에 이 곳에 파견되었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건 파견 1주차부터였습니다. 역시 처음에는 언어적인 부분이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스페인어를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정치적, 문화적으로 주제가 넘어가면 한계에 부딪힙니다. 주거지 같은 경우는 KOICA에서 마련해주었답니다.

 

지난 1년간은 20165월에 있는 호일스 뜨라산디노(Juegos Trasandinos) 덕분에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이 대회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이 매년 모여서 개최하는 청소년 스포츠 대회로, 18개의 스포츠단이 참가해요. , 남미의 올림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만큼 참가 선수도 많고, 그 열기가 뜨거워요. 여기에 대비하는 스포츠 경기 훈련으로 치료실에 내원하는 환자가 급격히 불어나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죠.

pic. 호일스 뜨라산디노에서 부상당한 선수들을 치료하고 있는 이동현

또한 점점 저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쌓이자, 어느새 스포츠 손상 환자가 아닌 일반 근골격 계통의 환자들이 저에게 치료 받으러 통원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국경을 넘어서까지요. 하하.

 

, 여기와서 느낀게 프로 스포츠 문화가 우리하고는 좀 다르더라구요. 선수들 대부분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예요. 그래서 새 학기 시작하자마자 학교를 등교해야되서 저희 KOICA 단원이 근무하는 시간과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학교의 체육시설에 방문하는 순회 물리치료를 일주일에 2번 정도를 실시하고 있어요.

활동기관인 IPD의 소속 선수들은 페루 최고의 실력과 열정을 함께 갖춘 우수한 선수들로, 각 기관에 각 종목마다 한두 명씩 페루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다. 이동현을 포함한 KOICA 물리치료사 단원들은 이 선수들을 직접 치료 및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개인에 맞는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각종 스포츠 대회가 있을 경우, 저희도 해당 대회에 동참해요. 그래서 스포츠 활동 중 사고 발생할 때 응급처치를 하고, 상시적으로 선수들에게 부상 방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한국에서는 이런 팀 전속 물리치료사를 팀 닥터라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개념이 없어서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서 팀원들의 부상을 처치하고, 물리치료를 병행해나가면서 모두가 팀 닥터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죠. 특히, 경기의 성적으로 그러한 점이 증명됐어요. 일례로, 지난 820일에 개최된 PERU TACNA 국제 유도대회에서 제가 관리하는 체육팀이 금메달 6, 은메달 5, 동메달 3개로 전체 1위를 했었죠.

그리고 페루에서 구독률이 가장 높은 신문사인 코레오(Correo)에서 한국 스포츠 물리치료 및 이동현 씨에 대해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2015716일자에 이동현 씨와 KOICA 한국해외봉사단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신문 한켠을 차지했다.

 

pic. 2015년 7월 16일 꼬레오 지면

페루체육회 타크나 지부의 한국 물리치료사가 스포츠 손상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기사 내용 中>

이어 올해 7신의 손으로 간단하게 부상을 치료하는 스포츠 물리치료사라는 제목으로 이동현 군을 집중 인터뷰한 기사가 코레오의 한 지면을 가득 메웠다.

 

pic. 2016년 7월 15일 꼬레오 지면 <스포츠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기적의 손>

……이동현씨는 스포츠 손상 환자들이 재활하는데 큰 힘을 쓰고 있으며, 재활 기간 동안 스포츠 손상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선수와 더불어 감독과 함께 상담을 실시해, 각 선수에게 알맞은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경기가 있을 경우 이동현씨는 선수단과 같이 경기에 참가하여 스포츠 현장에 복귀한 선수에게 조심해야 하는 동작 및 움직임들을 다시 교육하고 안내를 하고 있다…… 그리고 MET, 물리치료 소도구, PNF, 테이핑 등의 다양한 물리치료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기사 내용 中>

pic. 여전히 열일하고 있는 이동현 군

이렇게 몇 달간 바쁘게 지냈던 뜨라산디노(남미 체육대회)가 최근에 끝이 났고, 다시 원래 있던 타크나 지부로 돌아간답니다. 처음 페루로 파견 되었을 때에는 뜨라산디노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달려왔는데, 이제 앞으로 남은 1년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 같아요. 우선은 8월부터 육상, 유도 페루 국가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는 제 환자들을 위해 다시금 담금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기법들은 대학에서 교수님들께 배웠던 전공지식과 졸업 후 이수한 다양한 전문 물리치료 교육에서 터득한 것으로, 현재 페루 스포츠 선수들을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인 스포츠 물리 치료를 적용하기 위하여 제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물리치료사가 되고싶어요. 마지막으로 부족하지만 이렇게 저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제 지도교수를 비롯한 대학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동의과학대학교 재학생 모든 분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Gracias por a todos! *(스페인어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의미)


거대한 남아메리카 대륙, 우측에는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무성히 자리 잡고 있고, 좌측에는 등줄기처럼 길게 늘여 뜨려진 세계에서 가장 긴 안데스 산맥이 놓여있다. 남미 전역을 걸쳐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형성된 안데스 산맥의 그 형세는 마치 내부의 장기를 보다듬는 골격과도 같아 보인다. 안데스 산맥과 태평양 사이의 낮은 구릉지대, 칠레의 국경과 바로 맞닿아 있는 페루의 타크나 IPD에서 오늘도 소매로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열심히 한국과 동의과학대학교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동현 군을 동의과학대학교는 항상 응원합니다.

 

pic. 페루의 장대한 안데스 산맥


*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이동현 씨와 자리를 마련해주신 송민영 물리치료과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