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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7 09:44 1,534
8월 3일 오전 8시. 김해국제공항. 물밀 듯 쇄도하는 인파 사이로 이제 막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벗어나는 청년 무리가 눈에 띄었다. 그들은 올해로 8년째인 우리대학 글로벌 리더쉽 프로그램GLP;Global Leadership Program에 참가한 22명의 학생들이었다. 각 학과 및 계열 학생대표로 이번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된 이들은 지난 2주간 중국 상해대학교에서 중국어강좌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올해로 만 27세인 호텔관광서비스과 18학번 신원진 씨 역시도 그 중 한 명이다. 연수단 학생대표로 2주간 든든한 맏형이자 오빠로 학우들을 챙긴 그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상해에서의 2주간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연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 ‘중국어강좌’와 ‘문화체험 프로그램’ 2주간의 알찬 상해 연수
7월 22일부터 8월 3일까지 2주에 걸쳐 실시된 GLP는 짧은 만큼 빡빡한 일정을 자랑한다. 연수는 크게 중국어강좌와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신원진 씨는 “짐을 풀고 난 다음 날부터 매일 아침 9시부터 3시간씩 상해대학교 옌창캠퍼스 국제단과대학에서 현지 강사분과 함께 중국어 회화를 공부했어요. 저를 포함해 참가하는 학생 대다수가 중국어를 처음 접한 것이라 수업 전부터 걱정이 많았지만, 강사분의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친절한 강의 덕분에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은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기초적인 중국어 표현을 배우는 것이 중점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침에 강의실에서 배웠던 문장이나 표현을 오후에 바로 써먹을 수 있어서, 단기간에 비교적 빠르게 중국어 회화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라며 현지 어학연수의 장점을 밝혔다.
▶ ①오전 중국어회화 강좌 ②연수단 단체 시티투어 ③문화체험 프로그램 팀별 발표
3시간에 이르는 오전 중국어 회화 수업이 마치면, 강의실 밖 문화체험 수업이 그들을 기다린다.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히 상해 시내와 주요 관광지를 탐방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7인 1조로 구성된 3개 팀은 중국 혹은 상해와 관련된 주제를 하나씩 선정해 2주차 마지막 날에 20분 내외의 팀 발표를 해야 한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발표 주제는 자유롭다. 신원진 씨는 “3팀 모두 이색적인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한 조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상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분들의 활동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조는 상해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한 알짜 여행코스를 짜기로 했죠.”라며, “저희 조 같은 경우에는 상해가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니, 상해의 멋진 전경을 담아 친구들에게 소개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특히, 상해와 부산은 해양·물류·관광도시라는 경제·지리적 유사성이 있기에 이를 비교해 분석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어요.”라고 상해 야경을 발표 주제로 선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 상해 … #임시정부 #신천지 #와이탄 #예원 #동방명주
연수단은 단체 시티투어와 삼삼오오 팀원 간 자유 문화체험 등을 통해 상해 구석구석을 탐방하면서 도시의 문화와 지리를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민족 독립과 자유를 향한 선열들의 염원이 서린 상해 임시정부. 서양을 방불케 하는 근대건축양식의 정수인 신천지. 중국의 전통과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전통 정원 예원. 황푸강 서쪽 일대, 세계 최고의 야경이라 일컬어지는 와이탄, 빼곡하게 자리 잡은 마천루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높이 468미터의 동방명주탑. 그 아래, 잔잔한 물결 속에서 수채화 물감처럼 번져 가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가히 중국 최대 도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상해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처럼 다양한 면모를 연수단에게 선사했다.
▶ ①상해임시정부 ②예원 ③신천지 ④동방명주탑에서 바라본 상해 야경
신원진 씨는 “1926년부터 6년간 대한민국 임시청사로 사용됐던 상해 임시정부에 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나라를 잃고 낯선 타국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그분들의 활동을 영상으로나마 접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어요.”라고 감사의 마음을 담담히 표했다.
이어, 그는 “이색적인 경험으로는 탑에 오르기 위해 4시간씩이나 기다린 일이예요. 가느다란 실에 구슬 두어 개를 꿴 모양처럼 생긴 동방명주탑은 라디오와 TV 송수신 기지국으로 상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입니다. 사람이 많은 중국이다 보니 항상 대기하고 줄서야 한다는 걸 예상은 했지만, 4시간 동안 대기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당시의 쓰라렸던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렇지만, 그곳 전망대에서 보는 상해의 야경은 정말로 끝내줬어요. 이렇게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고 현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조별과제도 틈틈이 준비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2주간 연수를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달라졌다. 신원진 씨는 “출발 당일까지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어요.”라며 과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말했다. 그는 “대다수 사람들이 주로 중국 공중 보건이나 위생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지난 2주간 연수를 통해서 중국에 관한 생각이 180도 달라졌어요.”라며, “저희가 거주하는 상해대학교의 시설이나 환경도 쾌적한 편이었고, 도심지도 굉장히 깨끗하고 정돈됐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또한, 시민들의 질서 있고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 의식수준이 높구나, 라고 생각을 고쳐먹게 됐어요.”고 상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밝혔다.
■ 직장이 아닌, 직업 … 대학을 찾은 이유, 크루즈 승무원에 도전하고파
“직장을 다닌다고 직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신원진 씨가 다시금 대학 문턱을 밟게 된 이유다. 20대 초반 군 복무를 마친 후, 5년간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매장 운영을 총괄하는 매니저 및 점장으로 근무했던 그에게 한 단골손님이 말했다. “앞으로 100세를 살아야 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평생직장이 옛말인 것처럼, 많아야 고작 십여 년 정도 몸담을 직장이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직업이다.” 신원진 씨는 “당시 그 말을 듣고 나니, 학교를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업이란 건 내가 어디에 소속되었는지를 묻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줄 아느냐 즉, 개인의 역량과 직결되는 문제니깐요. 전문성 없이 한 곳에 정착한다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걸 알게 됐죠.”라며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세상의 이치에 통달한 현인과도 같은 단골손님에 대해 묻자, 그는 “실은 우리대학 교수님이었습니다. 성공적인 영업전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라고 답하며 너스레웃음을 쏟아냈다.
이제 졸업까지 한 학기를 앞둔 신원진 씨는 9월 해외 크루즈승무원 취업연계 교육프로그램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는 연수를 가기 전부터 고려했던 일이었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서 확실하게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그는 “전부터 교수님들께 크루즈 승무원 교육이나 대우 등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관심이 있긴 했어요.”라며, “이번 해외연수를 진행하면서 드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전 세계 곳곳을 누비는 크루즈 승무원이 제겐 매력적 선택지로 다가왔습니다.”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