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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7학년도 수석 신입생, 간호학과 17학번 송의진

2017-03-09 18:02 3,943

퍼스를 무겁게 짓누르던 냉랭한 공기 속에서 새끼 손톱만한 크기의 꽃잎 낱장을 치마처럼 곱게 둘러맨 듯, 활짝 피어난 매화꽃송이가 봄이 지척임을 속삭였다아직도 추위에 온 몸을 웅크리고 맥없이 나자빠진 푸슬푸슬한 쟤 친구들과는 달리이른 봄의 추위를 뚫고 핀 새하얀 매화꽃은 오늘 만나볼 송의진 씨의 싱그러운 볼과 어쩐지 많이 닮아있다.

 

pic. 매화꽃을 매만지는간호학과 17학번 송의진 씨

어느 그룹에서라도 수석을 한다는 건 엄청 힘든 일이잖아요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 정말 기뻤죠! 그리고 이 수석 자리를 계속 이어나가야겠다라는 오기가 솟구쳤어요하하.”

외양 뿐만 아니라당찬 각오를 내뱉는 그 모습 역시 강인한 생명력의 매화를 쏙 빼닮았다.

 

2017학년도 간호학과 정시모집에서 합격한 송의진(21)씨는 우리대학 수석 신입생으로이번이 생애 첫 대학 생활은 아니다지난해 A대학 융합신소재학과에서 1학기를 마치고다시 수능을 공부해서 올해 이렇게 간호학과 17학번으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대학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무엇을 좋아하는지… 제 적성보다는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선택했었거든요. 처음이니깐 당연히 힘들겠지조금만 더 버티면 적응이 될 거야, 라는 자기최면을 걸며 대학을 다녔었죠.”

깊은 회의와 고민 속에서 1학기를 마친 의진 씨 앞에 남겨진 것은 초라한 성적표 한 장이였다. 의진 씨는 환히 웃으며 그때가 시작이었어요. 정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죠라며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그 시절에 대한 얘기를 조곤조곤 풀어나갔다.

진로를 고민하던 그 무렵에, 불현 듯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대학(동의과학대)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게 떠올랐어요.”

우리대학은 매주 토요일 부산·경남 지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간호사, 물리치료사, 바리스타, 3D 프린터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 진로체험활동을 운영 중에 있다. 귀로만 들었던 직업을 직접 스스로가 체험해보면서 그 직업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는 만큼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저는 임상병리사 직업체험을 했는데, 그 과정이 무척이나 재밌고 흥미로웠어요. , 그 때 제가 하는 모습을 보고 잘하는데, 너 여기에 소질 있는 것 같다며 교수님께서 건낸 그 칭찬 한마디가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어요. 사실 어릴 적부터 어떤 것에 소질있다’, ‘잘한다라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공교롭게도 그 생각이 들자 자연스럽게 보건·의료 계열 쪽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고,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인류애를 몸소 실천하는 간호사 분들의 모습에 자연스레 푹 빠져버렸죠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그리고 잘하는 것에 찾은 의진 씨는 과감하게 자퇴신청서를 내밀었다.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교수님의 만류에 의진 씨는 점수에 맞춰서 학과와 대학을 선택한 성급한 결정으로 이미 1년을 허비했다며 고개를 가로지었다. 신청 이후 책장 한 켠에 어지러이 쌓여있던 참고서를 다시 꺼내들었다.

 

pic. 벤치에 앉아 있는 송의진 씨

그렇게 반년간 수능을 준비하고 정시에 지원을 했어요. 정시에서 9명을 뽑는데, 171명이 지원을 했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에는 200명을 넘어서 경쟁률이 23:1이였어요. 너무 높은 경쟁률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제 자신을 믿었어요!”

그리고 돌아온 수석 합격의 소식은 더 이상 돌아갈 곳 없는, 배수의 진을 친 채 이 악물고 노력한 의진 씨에게 있어서 당연한 보상이었다.

 

지난 2일 개강해서 이제 어느덧 대학생활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개별 학과 OT를 시작으로, 기초학업능력진단평가, 전공 및 교양 첫 수업 등 그 어느 때보다 정신없이 바쁜 한 주를 보낸 의진 씨.

 

남들보다 1년 늦게 입학해서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저처럼 재수한 친구들도 많고 친절한 교수님들 덕분에 그런 걱정은 한시름 놓았어요. , 우리 학과에는 2학년 선배가 1학년 신입생과 1:1로 결연을 맺고 대학생활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시스터 결연 제도가 있더라구요. 비록 나이는 동갑이지만, 2학년 선배 분이 간호학과 교재도 챙겨주고, 학교 생활의 소소한 팁도 알려줘서 더 즐겁게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진정한 성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의진 씨가 대학 생활 중 가장 기대하는 것은 해외 어학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매년 겨울방학 때마다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학점과 토익 점수가 높아야지만 신청할 수 있다고 들어서,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토익 강좌에 이미 신청을 했답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대학생활의 목표와 계획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의진 씨의 열띤 모습을 보니, 머리칼을 정갈하게 뒤로 묶고 연분홍빛 간호복을 입은 간호사 송의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학점에 대한 욕심도 크고, 교내외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려구요. 특히, 최근에 연대 세브란스 병원에 취업한 선배 분의 소식을 들으면서 많이 자극이 됐어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요. 앞으로의 대학 생활이 정말 기대가 돼요.”

*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준 간호학과 송의진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